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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만 하면 졸린다고 하는 아이 그냥 재우시나요?

by 단단맘_B제이제이 2025. 12. 15.

"엄마, 나 너무 졸려서 더는 못하겠어"

제가 그랬듯 저희 아이들도 공부하자고 책상에만 앉히면 5분도 안 돼서 눈이 풀리고, 하품을 하고, 끝내 눈꺼풀이 무겁다고 호소를 합니다. 보통 부모님들은 "그래, 피곤한가 보다. 오늘은 그만하고 들어가서 자거라" 하고 들여보내시죠? 
하지만 저는 속지 않습니다. 방금 전까지 펄펄 날아다니던 아이가 책 앞에서만 조는 것은 신체적 피로가 아니라, 뇌가 공부하기 싫어서 보내는 '회피성 졸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바로 자라고 하면 아이는 '조금만 힘들면 회피하는 습관'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를 재우는 대신, 뇌의 활동동 영역을 확 바꿔버립니다. 가만히 앉아서 하는 정적인 공부 대신, 손과 발, 귀를 쓰는 '동적인 활동'으로 잠을 쫓아냅니다. 다시 눈이 초롱 초롱해지고 잠에서 깼다 싶으면 해야 할 숙제나 공부를 마치게 합니다. 
 
저만의 "잠 귀신 쫓아내는 4가지 필살기"를 공개합니다.

아이의 잠을 깨우기 위한 엄마의 필살기 4가지
잠이 온다고 바로 재우지 않는 엄마의 잠 깨우기 방법 4가지

필살기 1: 피아노 치기 또는 리코더 불기 (청각+소근육 자극)

 "졸려? 그럼 피아노 한 번 치고 와. 오랜만에 에피소드 한번 들어보자" 혹은 "리코더 불자."
음악 연주는 잠을 깨우는 데 직방입니다.

  1. 소리 자극: 피아노의 건반 소리나 리코더의 날카로운 고음이 뇌를 즉각적으로 때립니다.
  2. 멀티태스킹: 악보를 보고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여야 하므로 멍해진 뇌가 강제로 '부팅'됩니다.

졸린 눈으로 건반을 두드리다 보면, 어느새 손가락 끝의 감각이 살아나고 뇌가 맑아져서 돌아옵니다. 요즘은 대부분 전자피아노이니, 소리를 최대한 줄이건, 헤드셋을 끼면 되기 때문에 층간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시간이 늦었으니 피아노는 치지 말라는 아주 옛날이야기인 거죠. 

필살기 2: 지압봉으로 발바닥 마사지 (통각 자극)

이건 아이가 비명을 지르면서도 은근히 시원해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책상 옆에 항상 '지압봉'을 둡니다. 아이가 졸려하는 것 같으면 발로 지압봉을 꾹꾹 밟으라고 해서 발바닥 용천혈(에너지 샘)에 자극을 주게 합니다. 
처음엔 아파서 잠이 확 달아납니다. 하지만 곧 혈액순환이 되면서 머리로 가는 피가 도는 게 느껴집니다. 발바닥 자극으로 전신의 신경을 깨우니 일석이조입니다. "이제 안 졸리지?" 하고 물으면 아이는 씩 웃으며 다시 연필을 잡습니다.

필살기 3: 한글 타자 연습 (속도감+게임)

"졸리니까 책 덮고, 타자 게임 한 판 하자. 500타 넘기기 도전!"
타자 연습은 최고의 뇌 체조입니다. 화면에 나오는 글자를 빠르게 인식하고, 양손 열 손가락을 다닥다닥 움직여야 합니다. '타닥타닥' 하는 키보드 소리와 점수가 올라가는 시각적 피드백이 아이의 승부욕을 자극합니다. 단 10분만 쳐도 아이의 눈빛이 다시 초롱초롱해집니다. 공부는 하기 싫어도 이건 게임 같아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고 나니 학교에서도 디지털 디바이스로 수업을 많이 하다 보니, 집에서 타자연습을 해 오라는 알림장 글도 자주 받았습니다. 일부러 타자연습을 하는 시간을 만들지 말고 이럴 때 연습을 시키는 것이죠. 

필살기 4: 빨래 개기 (생산적 노동+대근육)

마지막 카드는 '가사 노동'입니다. "너무 졸리면 빨래 좀 개자. 개고 나면 옷장 서랍에 넣어두고 오너라라."
앉아 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전신을 움직이게 하는 겁니다. 마른빨래를 각 맞춰 접고, 차곡차곡 쌓는 과정은 꽤 정교한 움직임을 필요로 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옷마다 접는 방법은 달라야 합니다. 옷걸이에 걸어 두어야 할지, 접어서 서랍에 넣어 두어야 할지, 양말은 어떻게 접어야 풀리지 않는지, 엄마 속옷은 어떻게 해야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 등 무시 할 수 없는 노하우가 필요한 노동입니다. 빨래 개기를 하면 잠이 깨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대학 가서, 성인이 되어서 가르치면 영원히 엄마가 뒷바라지를 해줘야 할지 모릅니다. 아빠처럼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어른으로 키우고 싶지는 않으시죠? 어릴 때부터 몸에 배어야 스스로 합니다. 엄마가 하는 것으로 본 것 만으로는 할 줄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졸음은 '극복'하는 것입니다.

제가 아이의 졸음을 깨우고자 하는 목적은 '삼당오락(三當五落)'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누군가는 "애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에게 졸음은 피하는 게 아니라, 다른 활동으로 전환해서 이겨낼 수 있는 것임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이렇게 해야 규칙적인 생활 패턴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과도하게 해석을 하자면, 악기를 불든, 발 지압을 받든, 빨래를 개든. 어떻게든 쳐지는 몸을 다시 일으켜 세워할 일을 마치는 경험, 이 작은 승리의 기억'들이 모여, 훗날 아이가 힘든 순간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