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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도서관에 가지 마세요.

by 단단맘_B제이제이 2025. 12. 15.

"도서관 나들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주말이면 아이 손을 잡고 어린이 도서관을 찾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책과 친해지게 하려고", "도서관 분위기를 익히게 하려고"라는 이유죠.

하지만 냉정하게 한번 되돌아봅시다. 도서관에 가서 아이가 진득하게 앉아 책을 읽던가요? 아마 대부분분의 부모님은 이런 풍경을 마주하실 겁니다.

  •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책을 '장난감'처럼 쌓기 놀이를 한다.
  • 옆에 지나가는 형, 누나, 또래를 쳐다보느라 바쁘다.
  • 정수기 물 마시러 가고, 화장실 가고, 서가 사이를 미로처럼 뛰어다닌다.

저는 과감하게 말씀드립니다. 미취학 아동에게 '공중 도서관'은 비효율의 극치입니다. 저는 아이가 어릴수록 도서관보다는 에서 책을 읽는 것을 고집했고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도서관은 아이에게 '거대한 놀이터'일 뿐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집중력' 때문입니다. 어른들에게 도서관은 정숙하고 집중하는 곳이지만, 미취학 아이들에게 도서관은 그저 신기한 것 투성인 키즈카페와 다를 바 없습니다.

  • 높은 천장, 수많은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음.
  • 알록달록한 의자, 계단, 그리고 또래 친구들.
  • 헤드셋, 모니터, CDs로 채워진 시청각실
  • 무엇을 골라야 할지도 모르는 너무 많은 책

이 모든 시각적, 청각적 자극이 아이의 시선을 빼앗습니다. 주위 환경이 너무나도 흥미로운데, 어떻게 가만히 앉아 책 속의 글자에 집중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책을 본체만체하는 건 책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책 보다 재밌는 구경거리가 사방에 널려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부모는 아이를 쫓아다니며 "쉿, 조용히 해", "뛰지 마", “ 저 친구처럼 얌전히 앉아서 책을 끝까지 읽어.”라고 잔소리만 하다가 돌아옵니다. 이건 독서 교육이 아니라, '공공장소 예절 교육'을 하고 온 셈입니다.

'깊이 있는 독서'는 집에서 가능합니다.

독서의 핵심은 '몰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속에 푹 빠져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합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는 5분마다 집중이 깨집니다.

반면, 집은 어떤가요? 익숙한 환경, 편안한 소파, 적절한 고요함이 있습니다. 아이가 주의를 뺏길 새로운 자극이 없습니다. 즉, 독서를 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것입니다. 혹은,  못해도 끝끝내 '심심함'이 찾아와야 비로소 아이는 책을 펼 것입니다.. 

저는 도서관 갈 에너지를 아껴서, 집에서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재미있게 읽어주었습니다. 화려한 도서관 시설보다, 엄마 무릎에 앉아 듣는 엄마의 목소리가 아이의 집중력을 10배는 더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도서관에서는 엄마가 책을 읽어 줄 수 있지도 않죠? 

 

가장 편안한 장소에서 독서에 몰입하는 아이
편안한 차림과 좋은 하는 소파에서책에 푹 빠진 아들

도서관은 책을 '읽으러' 가는 곳이 아니라 '빌리러' 가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도서관을 아예 끊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도서관의 용도를 바꾸면 됩니다.

미취학 시기의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책을 쇼핑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아이와 함께 가서 "이번 주에 집에서 읽을 재미있는 책을 골라오자!"라고 목표를 정하세요. 책을 읽고 오는 욕심은 버리고, 맛있는 재료를 장 보듯 책을 빌려 집으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책 고르는 재미는 도서관에서, 책 읽는 즐거움은 집에서 찾는 것이야 말로 독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도서관의 용도만 확실히 해도 독서의 질이 달라집니다.

'보여주기식 독서'보다 '실속 있는 독서'를

남들이 다 간다고 불안해하지 마세요. 도서관 인증숏보다 중요한 건, 아이 머릿속에 남는 진짜 이야기'입니다. 

산만한 도서관에서 1시간 동안 아이와 씨름하느니, 집에서 15분 동안 찐하게 읽어주는 것이 아이의 문해력과 정서 발달에 훨씬 이롭습니다.

이번 주말엔 짐 싸서 나가는 대신, 거실에 뒹굴뒹굴 누워 아이와 책 여행을 떠나보세요. 아이가 책을 재미있어했다면, 엄마에게 무엇이 흥미로웠는지 간단하게 줄거리를 재잘재잘 얘기 해 주거나, 엄마 그거 알아? 하면서 책에서 배운 내용을 자랑하기도 할 것입니다. 저희 집 둘째는 제가 이 책을 읽었으니 다른 동생에게 물려줘도 되냐고 물으면, 어떤 책은 절대로 안 된다고 다시 읽어 볼 것이라고 명확한 표현을 하기도 한답니다. 책의 그림과 이야기에 제대로 매료되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