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저녁 시간, 저는 주로 설거지를 할 때 뉴스를 틀어놓는데, 어쩔 수 없이 아이들도 뉴스를 함께 듣게 됩니다. 궁금한 것이 많은 우리 아이들, 질문을 스무고개 하듯 끊임없이 합니다.
"엄마, 금리가 뭐야?" "탄핵이 뭐야? 왜 사람들이 화내?"
처음엔 기특해서 설명해 주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몸은 힘들고, 손엔 거품이 묻어있고, 설명은 생각보다 쉽게 되지 않고,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저도 모르게 짜증이 섞여 나옵니다.
"아, 몰라! 나중에 찾아봐. 엄마 바쁜 거 안 보여? 너 양치는 했어? 샤워는? 빨리빨리 해!"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아이가 이제 막 사회, 경제,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내 짜증 때문에 그 호기심을 접어버리면 어떡하지?'
그래서 때가 되면 읽게 해 주려던 어린이 신문(주니어 생글생글)을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을 구독하니, 일주에 한번 어린이 신문이 따라오더라고요.
읽을 책도 많아서 다음에 읽히지 뭐 하고 한 곳에 모아 두었는데 드디어 개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덜컥 걱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아무리 어린이 신문이라고 해도 신문은 신문인데 혼자 읽어낼 수 있을까?"
하지만 제가 살짝 아이를 무시했던 것 같습니다.
신문을 받아 든 아이는 제 걱정과 달리 기사들을 술술 읽어 내려갔습니다.
생각해 보니, 투자를 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투자란, 바로 '읽기 훈련소(책통클럽)' 입니다.
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이곳을 다녔습니다.
1타 강사와 뇌과학이 말하는 '진짜 읽기'
1학년 때 보통 엄마들이 독서는 집에서 해주면 된다 생각하고 수학, 영어 학원부터 알아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유튜브에서 본 1타 강사 이지영 선생님의 말이 뇌리에 박혀 있었거든요.
"국어는 '감'으로 푸는 게 아닙니다. 지문 안에 있는 '근거'를 찾아내는 '논리' 싸움입니다. 지문을 읽고 입력(기억)이 90%는 되어야 하고, 그 지문을 구조화해서 요약을 하고 그것을 보지 않고도 설명이 되어야 진짜 공부를 한 것입니다."
이 논리력이나 기억력은 하루아침에 생기거나 갑자기 스스로 터득될 수 있는 건 아니죠?
나중에 책통클럽 원장님으로부터 공유받은 책《읽기 능력이 평생 성적을 좌우한다(윤미열 저)의 일부분 '워킹 메모리(Working Memory)'에서 이지영 님이 말한 공부법이 바로 책을 읽는 훈련에서 나오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대로 읽는 법이란 단어 위주가 아니라 의미 단위로 읽는 것을 말합니다."
- 일반 아이들: 독해력은 / 공부의 / 기본이다 (단어마다 끊어 읽어서 의미 파악이 느림)
- 상위권 아이들: 독해력은 공부의 기본이다 (한 번에 덩어리로 인식)
상위권 학생들은 소리 내어 읽는 대신 시선이 머무는 횟수가 훨씬 적다고 합니다.
이렇게 의미 단위 덩어리로 읽어야만 뇌의 작업 기억 용량을 효율적으로 써서 내용을 오래 기억할 수 있다는 겁니다.
체계적인 6단계 훈련: '눈'과 '뇌'를 바꾼다.
유치원 때는 빨리 한글을 깨치게 해서 혼자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게 목적이었다면,초등학생이 되어서부터는 공부를 위한 독서법을 터득하는 데에 초점을 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운 좋게도 우리 동네에 이것을 한방에 해결해 줄 책통클럽이 있다니 너무 좋습니다.
책을 읽는 훈련이라고 말하면 좀 웃기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곳의 정독법은 제가 전문가가 아니어서 자세히는 설명을 하지 못하여도, 3년 이상 꾸준히 보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가성비가 넘치는지 충분히 설득된다고 봅니다.
6단계 정독법이라고 하는데 저는 크게 3단계로 나눠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Step 1) 활자 인지 훈련: 눈 바꾸기
글자를 단어 위주가 아닌 '의미 단위, 문장 위주'로 읽는 연습을 하여 활자 인지 패턴을 교정합니다.
(Step 2) 정독 후 인출: 뇌 바꾸기
문장 중심으로 읽으며 의미(뜻)를 바로 뇌에 입력하게 되니 읽기가 편해서져서 독서를 좋아하게 됩니다.
이제, 책을 덮은 뒤 내용을 90% 이상 기억해 내는(인출) 연습을 합니다.
(Step 3) 비문학 정독법: 교과서 정복
비문학 지문을 읽고 90%를 기억해서 구조화 및 인출의 속도를 높이는 연습을 하여 다양한 분야의 책으로 확장합니다.

투자의 결과: 신문의 모든 주제를 제대로 즐기게 되다.
3년 이상 책통클럽에서 정독법 읽기를 연습하며 '의미 단위 읽기’를 한 덕분에 우리 아이는 신문의 모든 주제를 글의 양에 상관없이 읽어갑니다. 특히 재미있다고 생각한 부분은 핵심만 요약해서 제게 아는 체를 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제게 단어의 뜻 자체를 물어보기보다 사실 관계를 확인하거나, 정치적 뉘앙스를 물어보는 질문으로 저를 괴롭힙니다. 질문의 수준 자체가 달라진 것에 대해서 기쁘지만 또 다른 숙제가 생겼네요. 하지만 계속 신문을 접하고, 엄마가 듣는 뉴스나 논평을 듣다 보면 저 보다 더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날도 오겠죠. 어쩌면 벌써 그러할 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