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를 처음부터 수학 학원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대단한 교육 철학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아이가 태권도 학원에 가는 것을 너무 좋아했고, 저 역시 워킹맘이 이라 아이 학원 스케줄을 라이딩하며 챙길 여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시작한 게 바로 엄마표 수학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4학년을 앞둔 시점이 되니 불안감이 엄습하더군요. 전문가가 아닌 엄마가 가르치다 보니
"내가 지금 잘 가르치고 있는 건가?", "우리 아이 진짜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제가 4학년을 앞두고도 사교육 대신 '엄마표'를 유지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는 객관적 실력 검증 방법 2가지와, 예체능(태권도)을 포기하지 않은 현실적인 이유, 그리고 구체적인 학습 노하우를 공유해 보려 합니다.
엄마표 수학, '우물 안 개구리' 탈출하는 2가지 검증법
집에서 문제집만 풀다 보면 엄마도 아이도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습니다.
요즘은 초등학교에서 공식 시험은 사라졌고, 가끔 단원평가 수준으로 수행평가를 하는 것이 전부여서 아이의 심화 실력을 가늠하기 어렵죠. 그래서 저는 정기적으로 외부의 '냉정한 평가'를 활용합니다.
① 매 학기 KMA 수학학력평가 참가: 저희 아이는 매 학기마다 KMA 경시대회에 참가합니다. 가장 큰 장점은
전국 평균 대비 내 아이의 위치를 정확한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준비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기출문제를 풀리며 시간 관리 훈련을 시켜야 하고, 심화 문제 앞에서 좌절하는 아이를 달래야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세상은 넓고 수학 잘하는 친구는 많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됩니다.
② 유명 학원 입학 테스트 (레벨테스트) 참가 : 등록하지 않더라도 학기마다 지역 내 유명 대형 학원 레벨테스트를 보러 가봅니다. 여기엔 세 가지 확실한 이점이 있습니다.
- 객관적 취약점 분석: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오답이더라도 풀이 과정에 대한 평가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 최신 입시 트렌드 파악: 설명회에 참석해 특목고, 자사고 입시 변화나 요즘 뜨는 교육 정보를 수집합니다.
- 적응력 확인: 학원의 커리큘럼과 교습 방법을 참고해 집에서 적용합니다. 나중에 고학년이 되어 학원에 가게 되더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연결 고리'를 만들어두는 셈입니다.
성과 점검: "학원 안 다녀도 은상 받네?"
이런 방식으로 꾸준히 진행해 온 결과, 성과는 꽤 고무적입니다.
그동안 경시대회 때마다 꾸준히 동상권에는 들었고, 난도가 꽤 높았던 이번 3학년 2학기 대회에서는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유명 학원 레벨테스트에서도 '4학년 2학기반에 입학 가능'이라는 결과도 받았습니다.
물론 "학원에 다녔더라면 금상이나 대상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학원에 돈을 쏟아부었다고 무조건 더 잘했을 거란 보장도 없지요.
사교육비 들이지 않고 퇴근 후 아이와 머리 맞대고 뒹굴며 이 정도 성과를 냈다면, 충분히 자랑할 만한 '가성비'와 '효율'이라고 생각합니다.

4학년의 딜레마: "예체능 다 끊고 국영수 올인?"
문제는 이제 아이가 이제 초등 4학년이 된다는 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4학년 올라갈 때 예체능 싹 정리하고 국영수 학원으로 세팅 다시 해야 한다"는 게 국룰처럼 통합니다. 수학 난도가 급격히 어려워지니, 지금 밀리면 중고등학교 때 답이 없다는 공포감 때문입니다.
저 역시 흔들렸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학원 선행 속도를 보여주며 살짝 겁도 줬습니다.
"너 태권도 계속 다니면 수학 진도 못 따라가. 태권도 줄이고 수학 학원 다닐래?"
하지만 아이는 단호했습니다. 태권도를 절대 그만두고 싶지 않다고요.
현실적인 계산기 두드려 보았습니다. 요즘 유명 수학 학원비는 교재비 포함 30만 원을 훌쩍 넘겨 약 31만 원 선입니다.
반면 태권도는 약 18만 원입니다. 태권도를 끊고 수학학원을 보내려면 지금보다 2배 가까운 비용을 더 지출해야 합니다.
이 비용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태권도를 유지하고, 수학은 집에서 엄마표로 더 끌고 가기로 협상했습니다. 아이도 태권도를 계속하기 위해 "집에서 군말 없이 수학 공부를 하겠다"라고 약속했고요.
태권도뿐만 아니라 다른 예체능 활동에 대해서도 저는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교육을 보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도 꾸준히 스포츠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동서양에 다 똑같이 통하는 것 아닐까요?
체력이 곧 국력이자 공부를 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도 우리가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 장기 레이스를 위한 체력: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는 엉덩이 싸움이 아니라 '체력 싸움'이라고 하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린다거나 마음과 다르게 자꾸 졸려한다면 그것조차 스트레스가 될 것입니다.
- 스트레스 해소의 창구: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아이들에게 짧고 굵게 땀 흘리는 시간은 뇌를 리프레시하는 최고의 휴식이 아닐까요? 머리를 식힌다면 유튜브 쇼츠에 빠지는 것보다 백배 천배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문제집 한 장 더 푸는 것보다, 정기적으로 운동하며 체력을 비축해 두는 게 중고등학교 때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거라 믿기로 했습니다.
초3~4학년 엄마표 수학, 이것만은 꼭 챙깁시다.
지금 까지 저의 경험상 초등 3~4학년 교과 수학은 엄마표로도 충분히 커버 가능합니다.
단, 반드시 지켜야 할 필수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연산은 무조건 '기계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개념 설명은 엄마가 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산 속도와 정확도는 철저한 훈련의 영역입니다. 저는 시중 연산 학습지(재능수학, 눈높이 수학 등)를
활용해 매일 정해진 분량을 기계적으로 풀게 시켰습니다. 연산 속도가 붙으면 수학 문제 풀이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단순 계산 실수가 줄어 아이의 자신감이 올라갑니다. 이건 타협할 수 없는 기본기입니다.
초등학교 가니 남자아이들 사이에서는 수업 시간에 문제를 얼마나 빨리 푸는 가로도 게임을 하듯 경쟁을 하더라고요.
혹시 저처럼 엄마표 수학을 하고 있다면 너무 불안해하지 맙시다.
학원만이 정답은 아니니까요. 1) 연산 훈련으로 기초 체력을 다지고, 2) 정기적인 대회와 테스트로 객관적 위치를 점검한다면, 4학년까지는 예체능을 즐기며 엄마표로도 충분히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태권도복 입고 땀 흘리는 아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며, 수학 학원비 31만 원을 아낀 돈으로 오늘 저녁엔 맛있는 고기나 사주려 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워킹맘과 엄마표 선생님들, 흔들리지 말고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