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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과사람 홈커밍데이: 공부의 본질을 찾아서

by 단단맘_B제이제이 2026. 3. 14.

벡스코행을 앞둔 아들의 귀여운 경계: "엄마, 다녀와서 더 시키려는 거지?"

2026년 3월 14일 토요일 오전 11시, 해운대 벡스코 제2전시장은 이미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차들과 자녀의 손을 잡은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바로 부산의 자부심이라 불리는 '과사람학원'에서 주최한 '과사람 홈커밍데이' 강연 때문이었죠.

부산 과사람 학원 홈커밍데이 강연
26년 과사람 홈커밍데이 강연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차에 태우고 오는데, 녀석이 제 눈치를 쓱 보더니 너스레를 떨더군요.

"엄마, 나 오늘 무슨 강연인지 다 알거든? 근데 거기 가면 선배들이 막 공부하라고 할 거 아냐. 엄마 그거 듣고 와서 나 공부 더 시키려고 그러는 거지? 나 그게 제일 걱정돼!"라고 말이죠. 아들의 뼈 있는 농담에 헛웃음이 났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사실 엄마인 저조차도 "공부해라, 숙제해라"라는 말이 아이에게는 잔소리로, 저에게는 일종의 부채감으로 다가오는 요즘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만큼은 꼭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백 번 말하는 것보다, 부산 과사람 학원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성장했던 형들이 세상 밖으로 나가 어떤 멋진 '선택권'을 거머쥐었는지 직접 확인시켜주고 싶었거든요. 아들의 '공부 폭탄' 걱정을 뒤로하고, 우리는 그렇게 수많은 인파를 뚫고 50분이 넘는 뜨거운 강연의 현장으로 들어섰습니다.

격변의 시대, 과사람 선배들이 전하는 '진실된 삶의 궤적'

강연장 무대 위에는 저보다 10년은 젊은, 하지만 눈빛만큼은 누구보다 단단한 세 명의 연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우리 아들처럼 부산에서 나고 자라 과사람 학원에서 치열하게 입시를 치렀던 '진짜 선배'들이었습니다.

 

1. "공부는 목표가 생겼을 때 쓸 '자유 이용권'을 사는 것" - 이대준 변호사

첫 번째 연사로 나선 과사람 출신 이대준 변호사님은 아이들에게 '위로'가 아닌 '현실'을 던졌습니다. 그는 32년 인생을 돌아보며 느낀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내가 선택권을 가지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사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하고 싶은 게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 부모님들조차 아이의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팩트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부모님이 미래를 다 알고 있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라는 대목에서는 저도 모르게 뜨끔하더군요.

 

하지만 그가 강조한 핵심은 '순간'이었습니다. 살다 보면 번개처럼 "이걸 꼭 하고 싶다"는 목표가 만들어지는 찰나가 오는데, 그때 평소에 공부를 통해 기본적인 '자기 관리'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그 기회를 잡을 선택권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공부는 단순히 성적을 따는 기술이 아니라, 나중에 진짜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내 발목을 잡지 않게 만드는 최소한의 보험이라는 그의 말에, 아들의 표정이 처음으로 진지해졌습니다. 그는 목표가 없을수록 더 열심히 지금 할 수 있는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소개를 마쳤습니다.

 

2. "지식은 공공재가 되고, 깊이 사고하는 능력만 남는다" - 송경호 연세대 교수

두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과사람 출신 송경호 연세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님은 인공지능 전문가답게 서늘한 미래를 해부했습니다. 그는 부산에서 19년 동안 초중고를 나오며 수학을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었던 갈증을 가졌던 시절을 회상하며 후배들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러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AI가 수능 수학 만점을 받아주는 시대에,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아는 것은 더 이상 실력이 아니라고 단언했습니다. 지식은 이제 한 달에 2~3만 원만 내면 누구나 쓰는 '전기' 같은 공공재가 되었기 때문이죠.

 

송 교수가 강조한 진짜 실력은 '깊이 사고하는 능력'과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 즉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였습니다. 그는 인공지능이 내놓는 답변의 신뢰성을 통계적으로 보장하는 자신의 연구를 예로 들며, 인공지능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역량의 가치를 역설했습니다. 특히 큰 성공에만 매몰되지 말고 중간중간 '작은 성취'를 통해 스스로를 동기부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잊지 않았습니다. "실력만 있다면 웬만해서는 실패하기도 쉽지 않다"는 그의 말은, 매일 문제집과 씨름하며 좌절하는 아이들에게 큰 전략이 되었습니다.

 

3. "누가 네 곁에 있는지가 네 인생의 지도를 결정한다" - 박성민 대표

마지막으로 과사람을 거쳐 한국과학영재학교(KSA)와 카이스트를 졸업한 박성민 스타팅라인 대표님은 '환경'의 힘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영재학교 시절 밴드 활동과 농구에 미쳐 성적이 바닥을 쳤던 인간적인 에피소드를 공유하며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만난 '스마트한 동료들'이 인생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반도체 기술이 궁금하거나 법률적 도움이 필요할 때 전화 한 통으로 답을 줄 수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 친구들은 오직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만 형성된다는 것이죠. 그는 창업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실패, 심지어 정부 예산 15억을 따냈다가 정치적 상황(탄핵)으로 사업이 무산되었던 좌절의 경험을 들려주며 , "결국 사람이 답이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내가 좋은 사람이어야 좋은 팀을 꾸리고 투자도 받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공부가 단순한 개인의 성장을 넘어 사회적 신뢰를 쌓는 과정임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26년 과사람 학원 홈커밍데이 강연 모습
26년 과사람 학원 홈커밍데이 강연 모습

벡스코를 나오며 아들에게 건넨 잔인하고도 따뜻한 고백

강연장을 빠져나와 벡스코 앞 광장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저는 아들의 손을 꽉 잡았습니다. 그리고 강연 전 "공부 더 시킬까 봐 걱정된다"던 아들에게, 엄마의 인생을 건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아들아, 엄마 친구 중에는 변호사도, 의사도, 유명 대학 교수도, 그리고 벤처기업 사장도 없어. 이게 바로 엄마의 현 수준이자 과거의 결과야. 엄마는 네가 내 한계 안에서만 머물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어떤 환경으로 가서 어떤 친구를 만들 수 있을지, 나중에 네가 저 형들의 나이가 되었을 때 주변에 누가 있게 될지를 네 노력으로 직접 만들어 갈 수 있단다. 공부는 단순히 문제를 맞히는 기술이 아니라, 그 멋진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입장권을 미리 사두는 과정이야."

아들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강연 전의 그 장난기 섞인 너스레는 온데간데없었죠. 적어도 오늘 벡스코 나들이가 아이에게 '공부 폭탄'이 아닌 '인생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기회'로 다가갔음을 직감했습니다. 저보다 10살 어린 연사들을 보며 저 역시 과거의 게으름을 반성했지만, 동시에 우리 아들이 저들처럼 멋진 '선택권'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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