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의 성장 추적 관리의 결과
우연히 밖에서 우리 아들이 친구들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도 모르게 레이더를 켜고 우리 애 정수리가 친구들 눈높이 어디쯤 오나, 어깨선은 누가 더 높은가 조용히 스캔하며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오, 오늘은 친구들 사이에서 좀 커 보이네?' 하고 안심했다가도, 며칠 뒤 덩치 큰 다른 무리 속에 푹 파묻혀 있는 걸 보면 순식간에 걱정이 밀려옵니다.
혼자 속으로 애 키에 일희일비하며 불안해하는 게 싫어서, 2년 전부터 유명하다는 성장클리닉을 찾아 6개월마다 꾸준히 추적 검사를 해왔습니다. 그동안은 조금 더 지켜보자고 하셨는데, 지난주 정기검진에서는 드디어 올 것이 왔더군요.
"어머니, 성장호르몬 수치는 60~300이 정상인고 요 나이 때는 200이 정도가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130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못 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위적으로 키를 키우게 하려면 성호르몬이 나오기 전인 지금이 적기입니다.. 슬슬 치료를 시작해 보는 게 좋겠네요."
마음이 많이 무겁고 다급해져 집에 오자마자 폭풍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경제 기사를 하나 보게 됐는데, 우리나라 성장호르몬 주사 시장 규모가 작년(2024년) 기준으로 무려 4,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하더라고요. 한 달에 수십만 원씩 깨지는 비급여 주사인데 전체 시장이 4,000억 원이라니... 다들 겉으로는 "때 되면 다 크지~" 하면서도, 현실에서는 다들 조용히 지갑을 열어 애들 주사를 맞히고 있었다는 적나라한 팩트를 마주한 기분이었습니다.
진료를 마치고 상담실에서 코디네이터 선생님께 주사제 종류와 단가표에 대한 설명을 쫙 듣는 순간... 와, 진짜 머리가 하얘지더라고요. LG화학, 동아 ST, 머크, 페링, 화이자... 제약사별 약도 많은데, 주사 방식도 다르고 무엇보다 가격에 압도당했습니다.
약효는 어차피 성분이 다 거기서 거기라 똑같다니, 결국은 '엄마의 노동력 vs 내 지갑 사정'의 싸움이더라고요. 그래서 제약사별 장단점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 "내 노동력(수동형) vs 편의성(펜형)"
제약사를 고르기 전에, 주사기 모양부터 결정해야 합니다. 여기서 엄마들의 멘털과 지갑 사정이 완벽하게 갈립니다.
- 펜 타입 (자동/반자동): 당뇨병 환자들 펜처럼 생겨서 다이얼만 틱틱 돌려 찌르면 됩니다. 엄청 편하죠.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늘을 꽂을 때마다 공기를 빼느라 약을 허공에 살짝 쏴야 하고(프라이밍), 통 밑바닥에 남은 미세한 잔량은 끝까지 밀어내질 못해 버려야 합니다. 한 달에 수십만 원짜리 금 같은 약이 몇 방울씩 버려지는 걸 보며 속 쓰려하는 엄마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 주사바이알 타입 (수동): 엄마가 매번 가루약 병에 식염수를 섞어서, 일회용 얇은 주사기로 눈금을 보며 직접 약을 뽑아내야 합니다. 말만 들어도 피곤하죠? 하지만 엄청난 장점이 있습니다. 병을 비스듬히 기울이면 바닥에 남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일명 **'영끌(영혼 끌어모으기)'**이 가능합니다! 제약사들이 손실을 감안해 정량보다 아주 살짝 더 약을 넣어두는데, 스킬 좋은 엄마들은 버려지는 약 없이 자투리까지 싹싹 긁어모아 며칠 치 주사를 거저 얻기도 합니다.
제약사별 5대장 팩트 폭격 리뷰
그럼 이 펜형과 수동형의 차이를 머릿속에 넣고, 요즘 제일 많이 맞는 5가지 약을 털어보겠습니다. (최근 기사를 보니 우리나라 시장의 70% 이상을 가성비 좋은 국산 약이 꽉 잡고 있다고 하네요.)
- ① LG화학 '유트로핀' (점유율 1위, 가성비 영끌 끝판왕)
- ② 동아ST '그로트로핀' (요즘 핫한 라이징 스타)
- ③ 머크 '싸이젠' (주사 공포증 아이들의 구세주)
- ④ 화이자 '지노트로핀' (글로벌 제약사의 펜타입)
- ⑤ 페링 '조맥톤' (고용량 처방받은 엄마들의 숨은 타협점)

그래서 내 선택은?
수많은 후기를 정독하고 내린 결론은 아주 심플합니다. "성분은 어차피 똑같다. 내 인내심과 지갑 사정만 돌아보자."
- 가성비 영끌파: "매일 밤 주사기 눈금 맞추는 내 인건비로 한 달 7~8만 원 벌겠다! 버려지는 약 한 방울도 용납 못해!" ➔ LG 유트로핀
- 멘탈보호파: "주사기만 봐도 기절하는 애 달래느라 진 빼느니, 내 돈 더 쓰고 허공에 좀 버리더라도 편하게 가련다!" ➔ 동아 그로트로핀, 머크 싸이젠, 화이자 지노트로핀
- 고용량 타협파: "애가 덩치가 커서 약을 많이 맞는데, 이틀마다 약 섞다가 내가 먼저 쓰러지겠다!" ➔ 페링 조맥톤
어차피 짧게는 1~2년, 길게는 3년 이상 매일 밤 치러야 할 전쟁입니다. 저희 집은 애가 주사를 얼마나 잘 버티는지 첫 반응을 좀 보고, 제 멘털의 한계치도 냉정하게 계산해서 결정하려고 합니다.
성장호르몬 알아보고 계신 분들, 인터넷에 가격이나 약 버려지는 적나라한 현실은 잘 안 나와 있어서 답답하셨죠? 제약사별 주사 방식 차이와 '영끌' 팩트 참고하셔서 현명한 선택 하시길 바랍니다!